10월 _ 임영준 10월 임영준 혹시 다 마셔버렸나요 빈 잔을 앞에 두고 후회하고 있나요 옆구리가 시리고 뼈마디가 아린가요 차분히 지켜보세요 저 깊은 하늘 소(沼)에서 붉은 술이 방울져 내릴겁니다 다시 잔을 가득 채웁시다 그리고 남은 날들을 위해 건배 합시다 * 2023년 10월 4일 수요일입니다. 넉넉한 추석 연휴 편히 쉬셨습니까? 건강하고 즐거운 10월 한 달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10.04
한가위 보름달 _ 정연복 한가위 보름달 정연복 해마다 음력 팔월 보름날이면 두둥실 달이 뜬다 온 세상 어둠 밝히는 환한 보름달 뜬다 살아가는 일이 힘들어도 쉬이 울지 말라고 속상하고 걱정되는 일 많아도 마음 편안하게 먹으라고 넉넉한 모양의 동그란 보름달 떠오른다 깊어 가는 가을 구슬픈 풀벌레 소리도 그 푸근한 달빛에 젖어들면 더는 외롭지 않다 * 2023년 9월 27일 수요일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풍성하고 즐거운 연휴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9.27
가을을 파는 꽃집 _ 용혜 가을을 파는 꽃집 용혜원 꽃집에서 가을을 팔고 있습니다. 가을 연인같은 갈대와 마른 나무가지 그리고 가을 꽃들 가을이 다 모여 있습니다. 하지만 가을 바람은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거리에서 가슴으로 느껴 보세요. 사람들 속에서도 불어 오니까요. 어느 사이에 그대 가슴에도 불고 있지 않나요. 가을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 가을과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은 가을을 파는 꽃집으로 다 찾아오세요. 가을을 팝니다. 원하는 만큼 팔고 있습니다. 고독은 덤으로 드리겠습니다. * 2023년 9월 25일 월요일입니다. 가을이 성큼 다가온 듯한 아침 기온입니다. 추석 연휴가 있는 한 주, 행복한 시간들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9.25
가시나무 _ 하덕규 가시나무 하덕규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에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 2023년 9월 22일 금요일입니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고 괴테가 말했습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9.22
바다로 가는 것은 _ 문인귀 바다로 가는 것은 문인귀 나는 지독히 노래가 부르고 싶을 때 바다로 나갑니다 바다는 참으로 많은 소리를 모아 나의 목청을 함께 해 주거든요 나는 정말 사랑을 하고 싶을 때 바다로 나갑니다 파도는 그리 많이 깨어지고도 결국은 하나로 되는 물로 남거든요 바다는 오늘보다는 내일에 있고파 바지런을 떨며 바람을 삼킵니다 그래서 바다는 살아 움직이는 가슴을 키우고 짙푸른 눈 하나만으로도 하늘을 대할 줄 아니까요 오늘도 나는 바다로 나갑니다 노래도 지독히 부르고 싶고 사랑도 정말 나누고 싶고 바람도 무척이나 마시고 싶고 그래서 나는 눈 하나로만 남는 그 바다가 될테니까요 * 2023년 9월 20일 수요일입니다. 남에게 엄격하고 자신에게 관대한 사람은 리더가 되면 안됩니다. 진정한 자존심을 지키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9.20
우리들의 푸른 지구 _ 나태주 우리들의 푸른 지구 나태주 사랑한다는 말 대신에 하는 말 우리 오래 만나자 사랑하겠다는 말 대신에 하는 대답 우리 함께 오래 있어요 날마다 푸른 지구 내일은 더욱 푸른 지구 오늘은 네가 나에게 지구이고 내가 너에게 지구이다. * 2023년 9월 19일 화요일입니다. 변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지치지 않는 것입니다. 계속 유지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9.19
소외된 것들을 위하여 _ 김현태 소외된 것들을 위하여 김현태 모두 다 꽃만을 기억할 뿐 그 꽃을 담고 있는 꽃병은 알아주지 않는다. 모두 다 별만을 올려볼 뿐 별과 별 사이의 어둠은 있는지도 모른다. 모두 다 연극배우에게만 박수를 보낼 뿐 무대 위에 대못으로 박아세운 소나무 소품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모두 다 엘리베이터의 고마움만 알 뿐 계단의 우직함은 모른다. 모두 다 흔들거리는 갈대를 사랑할 뿐 갈대밭에 사는 바람은 기억하지 않는다. 모두 다 이루어진 사랑만 축하할 뿐 이루지 못한, 그리움만 간직한 애달픈 사랑은 까마득히 알지 못한다. * 2023년 9월 18일 월요일입니다. 오늘 하지 않으면 내일도 하지 않는 법입니다. 해야할 때를 놓치지 않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9.18
빗속으로 _ 김기만 빗속으로 김기만 비 내리는 날은 기다리는 사람으로 남은 나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비 흩날리며 그어놓은 창가에 꿈결처럼 부서지는 눈물빛 추억도 다시 사랑할 수 있습니다 빗속으로 오십시오 우산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빗속으로 다시 돌아와도 그대 사라진 거리엔 낙엽들만 반짝이며 세월지는데 가을 속으로 오십시오 기다림에 지쳐 바람 되어도 창가에 흐르는 내 모습은 아직도 그리움으로 타오를 수 있는 초 하나로 이미 행복합니다 빗속으로 오십시오 낙엽 한 장 가슴에 담고 가을 속으로 오십시오 * 2023년 9월 13일 수요일입니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오는 아침입니다. 차분하게 하던 일을 지속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9.13
새벽 편지 _ 곽재구 새벽 편지 곽재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고통과 쓰라림과 목마름의 정령들은 잠들고 눈시울이 붉어진 인간의 혼들만 깜박거리는 아무도 모르는 고요한 그 시각에 아름다움은 새벽의 창을 열고 우리들 가슴의 깊숙한 뜨거움과 만난다 다시 고통하는 법을 익히기 시작해야겠다 이제 밝아 올 아침의 자유로운 새소리를 듣기 위하여 따스한 햇살과 바람과 라일락 꽃향기를 맡기 위하여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를 사랑한다는 한마디 새벽 편지를 쓰기 위하여 새벽에 깨어나 반짝이는 별을 보고 있으면 이 세상 깊은 어디에 마르지 않는 희망의 샘 하나 출렁이고 있을 것만 같다 * 2023년 9월 12일 화요일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아..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9.12
다림질을 하며 _ 오은석 다림질을 하며 오은석 물을 뿜어 구겨진 옷자락을 다림질 한다 접혀진 구김살마다 서려 있는 일상의 흔적 비우지 못한 마음 크고 작은 잘못으로 하루는 온통 주름투성이 아침마다 얼룩진 어제를 다림질해도 또 어느새 여기저기 생겨나는 주름투성이 구겨진 옷을 다리듯 잘못을 펴는 일은 또 하나 나를 찾는 고된 작업 찬란한 내일을 위해 이슬 뿜어 구겨진 오늘을 뜨겁게 뜨겁게 다림질 한다 * 2023년 9월 11일 월요일입니다. 당연히 안 되는 건 세상에 없습니다.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