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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와서 _ 홍수희

바다에 와서 홍수희 바다에 와서 산을 바라봅니다 산에서 바다를 바라보았듯이 바다에 와서 산을 바라보는 일은 액자 속에 당신을 매달아 두고 유리판 너머로만 만지작거리는 쓸쓸하고 여전히 외로운 일이지만 오래 기다리는 이 비통도 아름다움인 줄을 아는 까닭에 나, 이대로 사랑이 되기 위하여 바다에 와서 바다를 바라보지 않고 바다에 와서 산을 바라봅니다 * 2023년 8월 24일 목요일입니다. 낯설게 하기 위해서는 다르게 봐야 합니다. 눈높이를 바꿔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홀로서기 _ 서정윤

홀로서기 서정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 * 2023년 8월 22일 화요일입니다. 내일의 안녕을 위해서는 오늘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미루지 않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늘, 혹은 때때로 _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조병화 늘, 혹은 때때로 생각나는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히 비어 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가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 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 노을인가 * 2023년 8월 21일 월요일입니다. 기억이 머무르게 하는 방법은 강력한 한 방이거나 오랜 시간의 축적입니..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_ 김병기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김병기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어떠한 어려운 고난과 시련에 부딪쳐도 늘 그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게 하소서 항상 욕심 없는 마음으로 옆모습만 보더라도 그것에 만족하고 돌아봐주지 않는다고 화내거나 투정부리지 않게 하소서 받으려는 마음보다 가진 것 모두를 줄 수 있게 하고 그것을 빌미로 요구하는 것이 없게 하소서 사시사철 변함없는 믿음으로 바라보게 하소서 그리고 그 믿음에 충실한 삶 자신 또한 살아가게 하소서 뒤돌아 가더라도 투기와 시기 없는 * 2023년 8월 18일 금요일입니다. 천천히 가더라도 꾸준히 가는 게 중요합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너를 위한 노래 _ 신달자

너를 위한 노래 신달자 첫사랑은 아니다마는 이 울렁거림 얼마나 귀한지 네가 알까 몰라 말은 속되다 어째서 이리도 주머니마다 먼지 낀 언어들 이건 아니다 이건 아니다 다 버리고 버리고 그러고도 남아있는 한 가지 분명한 진실 이 때아닌 별소나기 ......울렁거림 네가 알까 몰라 * 2023년 8월 17일 목요일입니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부탁할 때는 진심을 담아야합니다. 거짓없는 마음을 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꽃을 위한 서시 _ 김춘수

꽃을 위한 서시 김춘수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 드는 이 무명의 어둠에 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 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이 될 것이다.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여. * 2023년 8월 16일 수요일입니다. 아침바람의 느낌이 선선해졌습니다.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준다는 것 _ 안도현

준다는 것 안도현 이 지상에서 우리가 가진 것이 빈 손밖에 없다 할지라도 우리가 서로 바라보는 동안은 나 무엇 하나 부러운 것이 없습니다 그대 손등 위에 처음으로 떨리는 내 손을 포개어 얹은 날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스스럼없이 준다는 것 그것은 빼앗는 것보다 괴롭고 힘든 일입니다 이 지상에서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바친다는 것 그것은 세상 전체를 소유하는 것보다 부끄럽고 어려운 일입니다 그대여 가진 것이 없기 때문에 남에게 줄 것이 없어 마음 아파하는 사람을 사랑합니다 그는 이미 많은 것을 누구에게 준 넉넉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 2023년 8월 14일 월요일입니다. 작은 승리를 모아야 거대한 승세를 만들 수 있습니다. 승리하는 하루 되시..

비누 _ 정진규

비누 정진규 비누가 나를 씻어 준다고 믿었는데 그렇게 믿고서 살아왔는데 나도 비누를 씻어 주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몸 다 닳아져야 가서 닿을 수 있는 곳, 그 아름다운 소모를 위해 내가 복무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비누도 그걸 하고 있다는 걸 그리고 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침내 당도코자 하는 비누의 고향! 그 곳이 어디인지는 알 바 아니며 다만 아무도 혼자서는 씻을 수 없다는 돌아갈 수 없다는 나도 누구를 씻어 주고 있다는 돌아가게 하고 있다는 이 발견이 이 복무가 이렇게 기쁠 따름이다. 눈물이 날 따름이다. * 2023년 8월 11일 금요일입니다. 세상의 모든 이치는 상대적인 것입니다. 새로운 발견을 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태풍 _ 나희덕

태풍 나희덕 바람아, 나를 마셔라. 단숨에 비워내거라. 내 가슴속 모든 흐느낌을 가져다 저 나부끼는 것들에게 주리라. 울 수 있는 것들은 울고 꺾일 수 있는 것들은 꺽이도록 그럴 수도 없는 내 마음은 가벼워지고 또 가벼워져서 신음도 없이 지푸라기처럼 날아오르리. 바람아, 풀잎 하나에나 기대어 부르는 나의 노래조차 쓸어가버려라. 울컥울컥 내 설움 데려가거라. 그러면 살아가리라. 네 미친 울음 끝 가장 고요한 눈동자 속에 태어나. * 2023년 8월 10일 목요일입니다. 한반도 내륙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태풍은 태어나 처음 봅니다. 부디 큰 피해 없이 더위만 식히고 지나가길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실패할 수 있는 용기 _ 유안진

실패할 수 있는 용기 유안진 눈부신 아침은 하루에 두 번 오지 않습니다. 찬란한 그대 젊음도 일생에 두 번 다시 오지않습니다. 어질머리 사랑도 높푸른 꿈과 이상도 몸부림친 고뇌와 보석과 같은 눈물의 가슴앓이로 무수히 불밝힌 밤을 거쳐서야 빛이납니다. 젊음은 용기입니다. 실패를 겁내지 않는 실패도 할 수 있는 용기도 오롯 그대 젊음의 것입니다. * 2023년 8월 9일 수요일입니다. 태풍 전 하늘에 구름이 예술을 그려놓았네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