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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책 _ 박노해

겨울 산책 박노해 아찌, 왜 입에서 하얀 게 나와? 음 겨울엔 사람들 마음이 따뜻해지니까 근데 왜 어깨를 웅크리는 거야? 자기 안으로 뿌리를 깊이 내리느라고 그럼 왜 손을 꼬옥 잡아? 얼지 말라고 서로 온기를 나누는 거야 겨울밤엔 왜 별이 더 반짝반짝 빛나? 춥고 어두울수록 더 그리워서 오래 바라보니까 아찌... 근데... 왜 눈물이 나? 얼음 마음이 녹아내리나봐... 새싹이 돋으려구 그럼 나도 울어도 괜찮아? 그럼 그럼 그래야 촉촉이 꽃눈이 피겠지 제대로 울고 제대로 웃어야 봄으로 가는 사람이겠지 * 2022년 1월 18일 화요일입니다. 점점 더 제대로 된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웃어야 할 때 웃고, 울어야 할 때 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꽃씨를 심으며 _ 홍수희

꽃씨를 심으며 홍수희 희망은 작은 거다 처음엔 이렇게 작은 거다 가슴에 두 손을 곱게 포개고 따스한 눈길로 키워주지 않으면 구멍 난 주머니 속의 동전처럼 그렇게 쉽게 잃어버리는 거다 오늘 내가 심은 꽃씨 한 톨이 세상 한 켠 그늘을 지워준다면 내일이 행여 보이지 않더라도 오늘은 작게 시작하는 거다 * 2021년 1월 17일 월요일입니다. 작은 것들 하나하나가 모여 큰 결과물을 만듭니다. 작게라도 시작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커밍아웃 _ 강혜빈

커밍아웃 강혜빈 축축한 비밀 잘 데리고 있거든 일찌감치 날짜가 지난 토마토 들키지 않고 물컹한 표정은 냉장고에 두고 나는 현관문을 확인해야 해 아픈 적 없는 내일을 마중 나가며 아무도 모르는 놀이터에서 치마를 까고 그네를 탔어 미끄럼틀과 시소의 표정 낮지도 높지도 않은 마음을 가지자 혼자라는 단어가 낯설어지면 뉴스는 토마토의 보관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설탕에 푹 절여지고 싶어 사소한 기침이 시작된다 내 컵을 쓰기 전에 혈액형을 알려줄래? 옷장에서 알록달록한 비밀이 흘러나와 자라지 않은 발목 아래로, 말을 잊은 양탄자 사이로 기꺼이 불가능한 토마토에게로 * 2022년 1월 14일 금요일입니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집에 빠지기 쉽습니다. 수많은 의견을 청취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웃음은 인생의 약이다 _ 알랭

웃음은 인생의 약이다 알랭 아름다운 옷보다는 웃는 얼굴이 훨씬 인상적이다. 기분 나쁜 일이 있더라도 웃음으로 넘겨라. 찡그린 얼굴을 펴기만 하는 것으로도 마음도 따라서 펴지는 법이다. 웃음은 가장 좋은 화장이고 건강법이다. 웃음은 인생의 약이다. * 2022년 1월 13일 목요일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평소의 얼굴이 인상이 되는 법입니다. 한바탕 웃음으로 마음을 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잠시 쉬어가세 _ 유영인

잠시 쉬어가세 유영인 바다가 그리워도 삶은 허락하지 아니하네 산을 오르려 해도 삶은 바라만 보라 하네 오늘만 생각하려 해도 내일을 생각하라 하네 잠시 사색을 즐기려 해도 옷깃을 흔들며 깨어나라 하네 슬픈 마음으로 환한 미소 보여달라 하네 삶은 내 것이 없고 더불어 같이 살아가라 하네 잠시 쉬어 가세 잠시 내려 놓으세 마음껏 허리 한번 펴보기 힘들었던 삶 마음껏 목이 터져라 외쳐보고 싶었던 삶 잠시 무거운 짐 내려놓고 쉬어가세 허리도 한번 크게 펴보세 목청껏 노래도 불러보세 * 2022년 1월 12일 수요일입니다. 겨울다운 매서운 날씨의 아침입니다. 몸과 마음을 녹일 수 있게, 잠시 쉬어가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텅 비우고 무심히 지켜보는 시간 _ 법정스님

텅 비우고 무심히 지켜보는 시간 법정스님 저마다 자기의 일상생활이 있다. 자기의 세계가 있다. 그 일상의 삶으로부터 거듭 거듭 떨쳐버리는 출가의 정신이 필요하다. 머리를 깎고 산이나 절로 가라는 것이 아니라 비본질적인 것들을 버리고 떠나는 정신이 필요하다. 외롭다고 다른 탈출구를 찾으려는 버릇을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처럼 영혼의 투명성이 고이다가 사라져 버린다. 마음을 텅 비우고 무심히 지켜보는 시간이 없으면 삶의 탄력을 잃게 된다. * 2022년 1월 11일 화요일입니다. 마음을 비우고 무심히 지켜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비본질적인 것들을 버리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내가 좋아하는 사람 _ 나태주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나태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슬퍼할 일을 마땅히 슬퍼하고 괴로워할 일을 마땅히 괴로워하는 사람 남의 앞에 섰을 때 교만하지 않고 남의 뒤에 섰을 때 비굴하지 않은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미워할 것을 마땅히 미워하고 사랑할 것을 마땅히 사랑하는 그저 보통의 사람 * 2022년 1월 10일 월요일입니다. 그저 보통의 사람이 많지 않음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마땅히 해야 할 것들을 잊지 않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다시 처음으로 _ 정헌재

다시 처음으로 정헌재 독약 같은 절망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의 잔 속에 몰래 넣어주는 것. 희망이란 이런 게 아닐까 싶어.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거야. 다시 처음이었던 때로 돌아가 보는거지. 그때도 그랬어. 여기서 끝나는 줄 알았거든. 난 정말 거기서 끝난 줄 알았거든. 이제 다음 번은 없는 줄 알았거든.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잖아. * 2022년 1월 7일 금요일입니다. 처음 마음을 끝까지 지키기는 힘든 법입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새로운 다짐과 노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홍승환 드림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_ 박노해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박노해 새해에는 단 하나만을 바라기를 단 하나의 새로운 만남을 단 하나의 새로운 독서를 단 하나의 새로운 물건을 단 하나의 새로운 장소를 단 하나의 새로운 감동을 마주하고 경험하고 되어가기를 그 인연으로 하여 나에게는 단 하나의 결정적 단념을 단 하나의 결정적 극복을 단 하나의 결정적 변경을 결단하고 성찰하고 나아가기를 새로운 인연과 새로운 경이가 내가 해오던 일들을 새롭게 빛내고 하루하루의 반복에 의미를 더하고 분투해온 것들을 생생하게 하기를 그리하여 새해에는 또 다른 나를 낳아가게 하기를 * 2022년 1월 6일 목요일입니다. 너무 많은 것을 원하면 하나도 얻을 수 없는 법입니다. 선택과 집중으로 하나만이라도 실천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1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_ 이채

1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이채 별 하나씩 강물을 이고 걸어가는 밤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별이 내린 보리밭길에서 눈덮힌 보리 씨앗이 되어 보라 흙속에 묻혀 있다고 죽은 줄 아느냐 그들의 맥박은 나보다 푸르고 그들의 심장은 나보다 뜨겁다 별 하나씩 어둠을 열고 빛나는 밤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별이 내린 숲속에서 나뭇가지의 푸른 눈동자가 되어 시리도록 차가운 그 빛이 되어 보라 슬프도록 아름다운 그의 가슴이 되어 보라 차디찬 바람 끝에서 비로소 살아 있음을 깨닫노라 스스로 비울 수 있을 때, 나는 가장 행복하다. 스스로 추운 자가 될 때, 나는 가장 따뜻하다. 스스로 가난한 자가 될 때, 나는 가장 부유하다. 끝이라고 포기할 때, 그때가 곧 시작이다. 새벽 종소리를 듣는 자보다 울리는 자가 되라. *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