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 963

가을 _ 유안진

가을 유안진 이제는 사랑도 추억이 되어라 꽃내음보다도 마른 풀이 향기롭고 함께 걷던 길도 홀로 걷고 싶어라 침묵으로 말하며 눈 감은 채 고즈너기 그려보고 싶어라 어둠이 땅 속까지 적시기를 기다려 비로소 등불 하나 켜놓고 싶어라 서 있는 이들은 앉아야 할 때 앉아서 두 손 안에 얼굴을 묻고 싶을 때 두 귀만 동굴처럼 길게 열리거라 * 2022년 9월 26일 월요일입니다. 누군가를 움직이게 하려면 결과에 대한 큰 그림을 보여줘야 합니다. 다른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세잎 클로버의 깊은 뜻 _ 문학과 사람들

세잎 클로버의 깊은 뜻 문학과 사람들 너무 괴로워 하거나 슬퍼하지 마세요 세잎 클로버이면 어떻습니까? 만약 당신이 네잎 클로버였다면 이미 사람들이 당신의 허리를 잘라 갔을 것을 당신에게 아무도 시선을 주지 않는다고 너무 낙심하지 마세요 전 늘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 이젠 제가 당신의 부족한 하나의 잎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그 누구도 당신을 쳐다보지 않고 관심을 가져 주지 않는다 해도 당신은 저에게 세상의 아름다운 잎이기에 너무도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을 안 것은 행운입니다 나에게 당신은 행운의 네잎 클로버이기 때문입니다 * 2022년 9월 23일 금요일 절기상 추분입니다. 세잎 클로버는 행복, 네잎 클로버는 행운이 꽃말입니다. 행복과 행운이 가득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웃어보기 _ 장인영

웃어보기 장인영 누군가가 못 견디게 보고플 땐 별을 바라보며 그 빛이 퇴색할 만큼이나 큰 소리로 웃어보기로 합시다 가슴 속에 맺힌 슬픔 방울이 부딪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 수 있게 아주 큰 소리로 웃어보기로 합시다 어느 황혼이 물든 저녁에 괜스레 눈물 쏟아지는 날에는 더욱더 큰 소리로 웃어보기로 합시다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 마냥 해 맑은 미소만 띄우기로 합시다. * 2022년 9월 22일 금요일입니다. 웃음과 긍정의 마음이 만들어내는 결과는 항상 좋습니다. 미소로 가득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얼음의 온도 _ 허연

얼음의 온도 허연 얼음을 나르는 사람들은 얼음의 온도를 잘 잊고 대장장이는 불의 온도를 잘 잊는다. 누군가에게 몰입하는 일 얼어붙거나 불에 타는 일 천년을 거듭해도 온도를 잊는 일 그런 일 * 2022년 9월 21일 수요일입니다. 오랜 시간 적응을 하면 무뎌지기 마련입니다. 틀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득하면 되리라 _ 박재삼

아득하면 되리라 박재삼 해와 달, 별까지의 거리 말인가 어쩌겠나 그냥 그 아득하면 되리라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도 자로 재지 못할 바엔 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 이것들이 다시 냉수사발 안에 떠서 어른어른 비쳐오는 그 이상을 나는 볼 수가 없어라 그리고 나는 이 냉수를 시방 갈증 때문에 마실 밖에는 다른 작정은 없어라 * 2022년 9월 20일 화요일입니다. 너무 가까운 거리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먼 발치에서 바라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가을엔 따뜻한 가슴을 지니게 하소서 _ 이채

가을엔 따뜻한 가슴을 지니게 하소서 이채 가을엔 마음의 등불 하나 켜두게 하소서 하루의 아픔에 눈물짓고 이틀의 외로움에 가슴 쓰린 가난해서 힘겨운 나의 이웃이여! 그 가녀린 빛이 무관심의 벽을 넘어 우리라는 이름의 따뜻한 위로가 되게 하소서 가을엔 뜨거운 눈물의 의미를 깨닫게 하소서 나무가 열매를 맺기까지 참아낸 긴 시간들이 알알이 익어갈 때 우리 살아가는 인법도 이와 같아 인내와 믿음과 기다림의 눈물 없이 어떻게 사랑을 말할 수 있으리오 가을엔 따뜻한 가슴으로 기도하게 하소서 같은 비바람을 거치고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와 나무를 떠나 흙으로 돌아가는 낙엽을 위하여 희망을 잃고 방황하는 누구를 위하여 건강을 잃고 신음하는 그 누구를 위하여 가을엔 비움의 지혜를 깨닫게 하소서 오르지 못할 나무를 쳐다보..

흙과 바람 _ 박두진

흙과 바람 박두진 흙으로 빚어졌음 마침내 흙으로 돌아가리. 바람으로 불어넣었음 마침내 바람으로 돌아가리 멀디 먼 햇살의 바람사이 햇살 속 바람으로 나부끼는 흙의 티끌 홀로서 무한 영원 별이 되어 탈지라도 말하리. 말할 수 있으리 다만 너 살아 생전 살의 살 뼈의 뼈로 영혼 깊이 보듬어 후회없이 후회없이 사랑했노라고. * 2022년 9월 15일 목요일입니다. 다수의 '나'가 모인다고 '우리'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버려야 진정한 '우리'가 될 수 있습니다. 홍승환 드림

오늘은 어제의 생각에서 비롯되었고 _ 법구경

오늘은 어제의 생각에서 비롯되었고 법구경 오늘은 어제의 생각에서 비롯되었고 현재의 생각은 내일의 삶을 만들어 간다. 삶은 이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니 순수하지 못한 마음으로 말과 행동을 하게 되면 고통은 그를 따른다. 수레의 바퀴가 소를 따르듯이 오늘은 어제의 생각에서 비롯되었고 현재의 생각은 내일의 삶을 만들어 간다. 삶은 이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니 순수한 마음으로 말과 행동을 하게 되면 기쁨은 그를 따른다. 그림자가 물체를 따르듯이 * 2022년 9월 14일 수요일입니다. 원인과 결과는 항상 맞물려 있기 마련입니다. 결과를 생각하고 행동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그리움이 길이 된다 _ 박노해

그리움이 길이 된다 박노해 나는 기다리는 사람 그리움을 좋아한다 나는 그리움에 지치지 않는 사람 너에게 사무치는 걸 좋아한다 기다림이 지켜간다 그리움이 걸어간다 이 소란하고 쓸쓸한 지구에 그대가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눈물 나는 내 사랑은 그리움이 가득하여 나 어디에도 가지 않았다 치열한 그리움 속에 너를 담고 텅 빈 기다림으로 나를 지켰다 나는 그리운 것을 그리워하기 위해 그리움을 사수하고 있다 기다림이 걸어간다 그리움이 길이 된다 * 2022년 9월 13일 화요일입니다. 가을이 성큼 다가오는 듯한 아침입니다. 그리운 것들을 사수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잠시 쉬어가세 _ 유영인

잠시 쉬어가세 유영인 바다가 그리워도 삶은 허락하지 아니하네 산을 오르려 해도 삶은 바라만 보라 하네 오늘만 생각하려 해도 내일을 생각하라 하네 잠시 사색을 즐기려 해도 옷깃을 흔들며 깨어나라 하네 슬픈 마음으로 환한 미소 보여달라 하네 삶은 내 것이 없고 더불어 같이 살아가라 하네 잠시 쉬어 가세 잠시 내려 놓으세 마음껏 허리 한번 펴보기 힘들었던 삶 마음껏 목이 터져라 외쳐보고 싶었던 삶 잠시 무거운 짐 내려놓고 쉬어가세 허리도 한번 크게 펴보세 목청껏 노래도 불러보세 * 2022년 9월 7일 수요일입니다. 쉼표가 없으면 숨이 막혀 질식하기 마련입니다. 잠시 쉬어가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