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시 963

이 느림은 _ 정현종

이 느림은 정현종 이 느림은 '진짜'에 이르기 어려워 그건 정말 어려워 미루고 망설이는 모습인데 앎과 느낌과 표정이 얼마나 진짜인지에 민감할수록 더더욱 느려지는 이 느림은... * 2022년 7월 7일 더위가 시작된다는 소서입니다. 높은 습도와 온도로 불쾌지수가 높습니다. 조금씩 양보하고 주변을 배려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어떤 경우 _ 이문재

어떤 경우 이문재 어떤 경우에는 내가 이 세상 앞에서 그저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내가 어느 한 사람에게 세상 전부가 될 때가 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한 사람이고 한 세상이다. * 2022년 7월 6일 수요일입니다. 한국인 최초로 수학계 노벨상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씨가 화제입니다. 시가 좋아 고교를 중퇴했던 수포자에서 세계적인 수학자가 된 허준이씨. 축하합니다. 자신의 편견과 한계를 이해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모든 말은요 _ 정현종

모든 말은요 정현종 모든 말은요 마치 그 말이 전부인 듯이 마치 그 말이 실상인 듯이 말할 수밖에 없다는 게 본질적인 약점입니다. 말은 어떻든 끊어져야 하니까 그렇기도 하겠지요만 (그 말 바깥의 빛과 그리고 그림자는 무간지옥과 배꼽-수미산을 중심으로 대천세계에 두루 미쳐 있는데 말이지요) 하하, 모든 말의 그러한 치명적인 한계 때문에 우리와 우리 삶의 허상이 차곡차곡 꾸준히 불어나 온 것이겠지요만 (표현과 그 즐거움은 또 다른 이야기구요) * 2022년 7월 5일 화요일입니다. 모든 말은 입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관계를 형성합니다. 좋은 말로 천냥 빚을 갚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나를 키우는 말 _ 이해인

나를 키우는 말 이해인 행복하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정말 행복하여 마음에 맑은 샘이 흐르고 고맙다고 말하는 동안은 고마운 마음 새로이 솟아올라 내 마음도 더욱 순해지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동안은 나도 잠시 아름다운 사람이 되어 마음 한 자락이 환해지고 좋은 말이 나를 키우는 걸 나는 말하면서 다시 알지 * 2022년 7월 4일 월요일입니다.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은 리더가 될 수 없습니다. 나를 키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웃는 울음 _ 천양희

웃는 울음 천양희 성냥 한 개비로 세상을 밝힐 수 있으리라 믿었던 날들이 내게는 있었다 꽃씨 하나로 꽃을 피울 수 있으리라 믿었던 날들이 내게는 있었다 마음 하나로 사랑을 지킬 수 있으리라 믿었던 날들이 내게는 있었다 깨어진 믿음은 나를 웃으면서 울게 했다 웃는 울음을 주었다 * 2022년 7월 1일 금요일입니다. 올해 하반기를 출발하는 한 달이 시작되었습니다. 행복하고 멋진 하루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진정한 멋 _ 박노해

진정한 멋 박노해 사람은 자신만의 어떤 사치의 감각이 있어야 한다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것을 위해 나머지를 기꺼이 포기하는 것 제대로 된 사치는 최고의 절약이고 최고의 자기 절제니까 사람은 자신만의 어떤 멋을 간직해야 한다 비할 데 없는 고유한 그 무엇을 위해 나머지를 과감히 비워내는 것 진정한 멋은 궁극의 자기 비움이고 인간 그 자신이 빛나는 것이니까 * 2022년 6월 30일 목요일입니다. 어느덧 올해의 상반기 마지막 날입니다. 상반기 마무리 잘 하시고 멋진 하반기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가벼워지기 _ 이무원

가벼워지기 이무원 채우려 하지 말기 있는 것 중 덜어내기 다 비운다는 것은 거짓말 애써 덜어내 가벼워지기 쌓을 때마다 무거워지는 높이 높이만큼 쌓이는 고통 기쁜 눈물로 덜어내기 감사기도로 줄여가기 날개가 생기도록 가벼워지기 민들레 꽃씨만큼 가벼워지기 * 2022년 6월 29일 수요일입니다. 가벼워져야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좀 더 가벼워지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장마철의 기도 _ 정연복

장마철의 기도 정연복 세찬 폭우 속에서도 의연한 모습으로 서 있는 저 나무들의 말없는 용기를 배우게 하소서 휘몰아치는 비바람 속 세상의 먼지 말끔히 씻는 저 푸른 잎새들의 순결함을 닮아가게 하소서. 사랑에 가뭄 들어 빛 바래고 바짝 시든 나의 삶에 다시 사랑이 찾아오게 하소서 미움과 한숨과 불평의 찌꺼기 말끔히 털어 버리고 나의 마음속에 사랑이 콸콸 홍수지게 하소서. 먹구름 너머 밝은 태양 살아 있고 소낙비 그치는 하늘이라야 찬란한 무지개 꽃 피어날 수 있음을 굳게 믿고 기억하며 한평생 살아가게 하소서. * 2022년 6월 28일 화요일입니다. 밤새 요란한 바람과 함께 장맛비가 내렸습니다. 비와 함께할 한 주 건강히 보내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몸을 굽히지 않는다면 _ 문태준

몸을 굽히지 않는다면 문태준 노랗게 잘 익은 오렌지가 떨어져 있네 붉고 새콤한 자두가 떨어져 있네 자줏빛 아이리스 꽃이 활짝 피어 있네 나는 곤충으로 변해 설탕을 탐하고 싶네 누가 이걸 발견하랴 몸을 굽히지 않는다면 태양이 몸을 굽힌, 미지근한 어스름도 때마침 좋네 누가 이걸. 또 자신을 주우랴. 몸을 굽혀 균형을 맞추지 않는다면 * 2022년 6월 27일 월요일입니다. 때론 굽힐 줄 알아야 부러지지 않는 법입니다. 한 주의 시작 유연하게 출발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간절 _ 이재무

간절 이재무 삶에서 '간절'이 빠져나간 뒤 사내는 갑자기 늙기 시작하였다 활어가 품은 알같이 우글거리던 그 많던 '간절'을 누가 다 먹어치웠나 '간절'이 빠져나간 뒤 몸 쉬 달아오르지 않는다 달아오르지 않으므로 절실하지 않고 절실하지 않으므로 지성을 다할 수 없다 여생을 나무토막처럼 살 수는 없는 일 사내는 '간절'을 찾아 나선다 공같이 튀는 탄력을 다시 살아야 한다 * 2022년 6월 24일 금요일입니다. 가끔은 간절함의 차이가 결과물의 차이로 나타나는 법입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