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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_ 신혜경

사람 신혜경 한문수업 시간정년퇴임 앞둔 선생님께제일 먼저 배운 한자는옥편의 첫 글자 한 일(一)도 아니고천자문의 하늘 천(天)도,그 나이에 제일 큰 관심사였던사랑 애(愛)는 더더욱 아니고지게와 지게작대기에 비유한 사람 인(人)이었다마흔을 훌쩍 넘은 지금도사람 인(人)자를 바라보고 있으면등 기대고 있는 한 사람이 아슬하다너와 나 사이가 아찔하다 * 2025년 8월 21일 목요일입니다.혼자서 할 수 있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등을 기대고 서 있는 사람들을 챙기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Person Shin Hye-Kyung In a classical Chines..

바람에게도 길이 있다 _ 천상병

바람에게도 길이 있다 천상병 바람에게도 길이 있다강하게 때론 약하게함부로 부는 바람인줄 알아도아니다! 그런 것이 아니다!보이지 않는 길을바람은 용케 찾아간다.바람 길은 사통팔달(四通八達)이다.나는 비로소 나의 길을 가는데바람은 바람 길을 간다.길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 2025년 8월 14일 목요일입니다.여러 사람이 지나가면 길이 되는 법입니다.새로운 길을 찾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The Wind Also Has a Path Cheon Sang-byeong The wind also has a..

아침 _ 이해인

아침 이해인 사랑하는 친구에게 처음 받은시집의 첫 장을 열듯 오늘도아침을 엽니다나에겐 오늘이 새날이듯당신도 언제나 새사람이고당신을 느끼는 내 마음도 언제나새마음입니다처음으로 당신을 만났던 날의설레임으로나의 하루는 눈을 뜨고나는 당신을 향해출렁이는 안타까운 강입니다. * 2025년 8월 12일 화요일입니다.단 하나의 정답이 있는 건 극히 드문 법입니다.다른 사람의 생각도 수긍해보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Mornig Lee hae-in Just as I open the first page of a poetry bookreceived from a dear ..

못잊어 _ 김소월

못잊어 김소월 못잊어 생각이 나겟지요그런대로 한세상 지내시구려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못잊어 생각이 나겠지요그런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못 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그러나 또한그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이 못 잊는데어쩌면 생각이 떠나지요?』 * 2025년 8월 11일 월요일입니다.누구에게나 잊지 못하는 것들이 있는 법입니다.기억해야 될 것들을 챙기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I Cannot Forget Kim so-wol I cannot forget you; you will come to my mind.But just try to get by ..

너의 하늘을 보아 _ 박노해

너의 하늘을 보아 박노해 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네가 꽃 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힘들고 앞이 안보일 때는너의 하늘을 보아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가만히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너의 하늘을 보아 * 2025년 8월 8일 금요일입니다.도전을 멈추면 성장도 멈추는 법입니다.도전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 See your sky Park no-hae The r..

마음 _ 김광섭

마음 김광섭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구름이 지나가도 그림자 지는 곳돌을 던지는 사람고기를 낚는 사람노래를 부르는 사람이리하여 이 물가 외로운 밤이면별은 고요히 물 위에 뜨고숲은 말없이 물결을 재우나니행여 백조가 오는 날이 물가 어지러울까나는 밤마다 꿈을 덮노라 * 2025년 8월 6일 수요일입니다.하기 싫은 일들을 처리해야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법입니다.숙제들을 처리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 The Mind Kim Kwang-suep My mind is a tranquil ripple,sh..

별 - 류시화

별 류시화 별은 어디서 반짝임을 얻는 걸까별은 어떻게 진흙을 목숨으로 바꾸는 걸까별은 왜 존재하는 걸까과학자가 말했다, 그것은 원자들의 핵융합 때문이라고목사가 말했다, 그것은 거부할 수 없는 하나님의 증거라고점성학자가 말했다, 그것은 수레바퀴 같은 내 운명의 계시라고시인은 말했다, 별은 내 눈물이라고마지막으로 나는 신비주의자에게 가서 물었다신비주의자는 별 따위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그는 뭉툭한 손가락으로 내 가슴을 툭툭 치며 말했다 차라리네 안에 있는 별에나 관심을 가지라고그 설명을 듣는 동안에어느새 나는 나이를 먹었다나는 더욱 알 수 없는 눈으로별들을 바라본다이제 내가 바라는 것은인도의 어떤 노인처럼명상할 때의 고요함과 빵 한 조각만으로만족하는 것내가 가장 싫어..

마음세탁소 _ 김종제

마음세탁소 김종제 홍제동 산 1번지미로의 골목길 들어가면할아버지 한 분이시간이 고요히 가라앉은 듯한낡은 재봉틀 의자에 앉아손님이 맡기고 간 물건을부지런히 뜯어 고치고 있다.지친 마음 잠깐 벗어주면구겨지거나 헤진 곳을하루만에 깨끗이 처리해 준다고방금 산 새옷처럼흠 하나 없이 만들어서삯도 받지 않고당신에게 건네준다는 세탁소다.간판도 떨어져나가고바람 조금 불어도 덜컹거리는문짝의 세탁소 안에서휴일도 없이 새벽부터 한밤중까지가슴에 고랑을 판 사람들세월에 홧병 든 사람들의한을 다리고 설움을 깁고 있다.홍제동 인왕산 자락에잠깐 놀러 왔다가그냥 눌러 앉고 말았다는무학을 닮은 노인네가세탁소 열어놓은 것이몇 백 년 되었는지 모르겠다고옷걸이에 수북하게 걸려있는인생들을 ..

비 _ 한용운

비 한용운 비는 가장 큰 권위를 가지고,가장 좋은 기회를 줍니다.비는 해를 가리고 하늘을 가리고,세상 사람의 눈을 가립니다. 그러나 비는 번개와 무지개를 가리지 않습니다.나는 번개가 되어 무지개를 타고,당신에게가서 사랑의 팔에감기고자 합니다. 비오는 날 가만히 가서 당신의 침묵을 가져온대도,당신의 주인은 알 수가 없습니다.만일 당신이 비오는 날에 오신다면,나는 연잎으로 웃옷을 지어서보내겠습니다. 당신이 비오는 날에 연잎옷을 입고 오시면,이 세상에는 알 사람이 없습니다.당신이 비 가운데로 가만히 오셔서나의 눈물을 가져가신대도영원한 비밀이 될 것입니다.비는 가장 큰 권위를 가지고,가장 좋은 기회를 줍니다. * 2025년 7월 17일 목요일입니다.삶은 많이 달라지는 ..

방문객 _ 정현종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그의 과거와현재와그리고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 2025년 7월 16일 수요일입니다.결국 모든 것은 사람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입니다.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 Visitors Hyunjong JungThe arrival of a man isactually a trem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