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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바람 _ 박두진

흙과 바람 박두진 흙으로 빚어졌음 마침내 흙으로 돌아가리. 바람으로 불어넣었음 마침내 바람으로 돌아가리 멀디 먼 햇살의 바람사이 햇살 속 바람으로 나부끼는 흙의 티끌 홀로서 무한 영원 별이 되어 탈지라도 말하리. 말할 수 있으리 다만 너 살아 생전 살의 살 뼈의 뼈로 영혼 깊이 보듬어 후회없이 후회없이 사랑했노라고. * 2022년 9월 15일 목요일입니다. 다수의 '나'가 모인다고 '우리'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버려야 진정한 '우리'가 될 수 있습니다. 홍승환 드림

오늘은 어제의 생각에서 비롯되었고 _ 법구경

오늘은 어제의 생각에서 비롯되었고 법구경 오늘은 어제의 생각에서 비롯되었고 현재의 생각은 내일의 삶을 만들어 간다. 삶은 이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니 순수하지 못한 마음으로 말과 행동을 하게 되면 고통은 그를 따른다. 수레의 바퀴가 소를 따르듯이 오늘은 어제의 생각에서 비롯되었고 현재의 생각은 내일의 삶을 만들어 간다. 삶은 이 마음이 만들어 내는 것이니 순수한 마음으로 말과 행동을 하게 되면 기쁨은 그를 따른다. 그림자가 물체를 따르듯이 * 2022년 9월 14일 수요일입니다. 원인과 결과는 항상 맞물려 있기 마련입니다. 결과를 생각하고 행동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그리움이 길이 된다 _ 박노해

그리움이 길이 된다 박노해 나는 기다리는 사람 그리움을 좋아한다 나는 그리움에 지치지 않는 사람 너에게 사무치는 걸 좋아한다 기다림이 지켜간다 그리움이 걸어간다 이 소란하고 쓸쓸한 지구에 그대가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눈물 나는 내 사랑은 그리움이 가득하여 나 어디에도 가지 않았다 치열한 그리움 속에 너를 담고 텅 빈 기다림으로 나를 지켰다 나는 그리운 것을 그리워하기 위해 그리움을 사수하고 있다 기다림이 걸어간다 그리움이 길이 된다 * 2022년 9월 13일 화요일입니다. 가을이 성큼 다가오는 듯한 아침입니다. 그리운 것들을 사수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잠시 쉬어가세 _ 유영인

잠시 쉬어가세 유영인 바다가 그리워도 삶은 허락하지 아니하네 산을 오르려 해도 삶은 바라만 보라 하네 오늘만 생각하려 해도 내일을 생각하라 하네 잠시 사색을 즐기려 해도 옷깃을 흔들며 깨어나라 하네 슬픈 마음으로 환한 미소 보여달라 하네 삶은 내 것이 없고 더불어 같이 살아가라 하네 잠시 쉬어 가세 잠시 내려 놓으세 마음껏 허리 한번 펴보기 힘들었던 삶 마음껏 목이 터져라 외쳐보고 싶었던 삶 잠시 무거운 짐 내려놓고 쉬어가세 허리도 한번 크게 펴보세 목청껏 노래도 불러보세 * 2022년 9월 7일 수요일입니다. 쉼표가 없으면 숨이 막혀 질식하기 마련입니다. 잠시 쉬어가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어린 왕자를 위하여 _ 이해인

어린 왕자를 위하여 이해인 잠시 다니러 온 지구 여행을 마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멋있게 작별할 줄 알았던 어린 왕자의 그 순결한 영혼과 책임성 있는 결단력을 사랑합니다 사라져도 슬프지 않은 별이 되기 위해서 우리는 오늘 이 순간을 놓치지 말고 사랑으로 길들이며 사랑 속에 살아야겠지요 * 2022년 9월 6일 화요일입니다. 잠시 다니러 온 지구 여행이 어느 지점인가요? 순간을 놓치지 않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그네 같은 삶이야 _ 최옥

그네 같은 삶이야 최옥 누가 앉았다 갔을까요 빈 그네가 흔들립니다 저 그네의 흔들림이 우리 삶의 흔적 같아서 잠시 바라봅니다 내 안에도 수시로 흔들리는 그네 하나 있지요 그대 앉았다 가는 자리 내 마음 흔들며 거듭 돌아보던 자리 그네 위에 앉아 봅니다 이 흔들림이 없다면 삶은 얼마나 공허할까요 빈 그네를 힘껏 밀었다 놓으면 크게 흔들리다 점점 수평이 되는, 그러나 스쳐가는 것들에 의해 또다시 흔들리는 그것이 삶인가 봅니다 * 2022년 9월 5일 월요일입니다. 역대급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향하고 있습니다. 부디 큰 피해 없이 지나가길 기원합니다. 홍승환 드림

맑고 푸른 하늘에게 _ 정유찬

맑고 푸른 하늘에게 정유찬 수없이 스쳐간 순간들, 따지고 보면, 가장 최후의 결정은 스스로 한 것 뿐이지. 나는 단지 내 운명을 선택했고 받아들였을 뿐, 원망도 후회도 아쉬움도 없이 그 길을 걸어가야지. 지나온 길보다 갈 길이 설레기에, 후회할 시간 없이 잠시 돌아만 본다. 돌아보며, 앞으로 갈 길을 다듬어 가리라. 맑고 푸른 하늘에게 말했다. 나도 너만큼 앙금을 남겨두지 않고 살아갈 거라고 * 2022년 9월 2일 금요일입니다. 행복의 반대말은 불행이 아니라 불만이라고 합니다. 발상의 전환을 이루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9월 첫날의 시 _ 정연복

9월 첫날의 시 정연복 어제까지 일렁이는 초록 물결인 줄만 알았는데 오늘은 누런 잎들이 간간히 눈에 띈다. 쉼 없이 흐르는 세월의 강물 따라 늘 그렇듯 단 하루가 지나갔을 뿐인데. 하룻밤 새 성큼 가을을 데리고 온 9월의 신비한 힘이 문득 느껴진다. * 2022년 9월 1일 목요일입니다. 다시 새로운 달력 한 장을 넘겼습니다. 가을의 시작 9월에도 행복한 하루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_ 류시화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다시는 묻지 말자. 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 2022년 8월 31일 수요일입니다. 뒤돌아본다는 건 가끔 자기합리화에 지나지 않습니다. 앞을 보고 정진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향기 _ 박창기

향기 박창기 꽃들은 저마다 향기를 지녔으나 제 스스로 퍼뜨리지 못한다 바람이 없었어봐라 어떻게 벌 나비가 모였겠는가 자연의 이치는 이리도 묘하게 세상을 유쾌하게 하지 않는가 그는 향기를 지니지 않았다 향기 나는 일을 일부러 하지도 않았다 세상 사람들은 그러나 그렇게 보지 않았다 그의 모습에서 향기를 찾아내어 입에서 입으로 멀리까지 향기로운 향기로 퍼뜨려 놓았다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향기로 우뚝 세워 놓았다 밥이 없어 그렇게 산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삶의 가치를 깨달았음에 틀림없다 가치를 모르는 허재비가 판치는 세상에서 미친 짓 하다 향기에 미쳐 향기롭게 된 그는 나를 버리고 너를 생각하며 세속을 잊고 살 뿐이다 * 2022년 8월 30일 화요일입니다. 향기로운 마음을 가진 사람은 언행이 아름답습니다. 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