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편지 _ 고두현 꽃 편지 고두현 날마다 네 안에서 해가 뜨고 달이 지듯 그렇게 봄 산이 부풀었다 가라앉듯 오늘도 네 속에서 먼지 피고 먼저 지는 꽃 소식 듣는다. * 2023년 4월 21일 금요일입니다. 꽃이 피어야 열매가 맺는 법입니다. 먼저 할 일들을 처리하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4.21
너를 듣는다 _ 양현근 너를 듣는다 양현근 오르기가 참으로 힘들고 가파르지만 정녕 마음 준 사람들이 살아 아름다운 이 세상 거친 손 맞잡으면 넉넉한 웃음이 되어 쓸쓸한 길이라도 같이 거닐어 작은 인연 작은 사랑으로도 빛밝은 등불이 되어 저녁 연기 잦아드는 그리움을 풀초롱 사연을 오래도록 애기하고 싶었네 우리 슬픈 손금 사이 사계절을 늘푸른 나무로 서서 하냥 짓밟혀도 불끈 일어서는 독새풀처럼 억새풀처럼 살고자 했네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흐릿한 바램으로 빛고운 날들이 저만치 지나가고 그립다 할 수 없어 가까이 갈 수는 더 더욱 없어 노오란 가슴 가득 너를 듣는다. 느낌표 같은 발자국만 남겨두고. * 2023년 4월 19일 수요일입니다. 일교차가 무려 27도나 되는 날이네요. 건강 챙기시고 조금 느긋한 마음 갖는 하루 되세요. 홍승환..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4.19
새로운 길 _ 윤동주 새로운 길 윤동주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 2023년 4월 18일 화요일입니다. 언제나 새로운 길은 열려 있습니다. 가보지 않은 길로 가 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4.18
꿈에 대하여 _ 강남주 꿈에 대하여 강남주 꿈을 꾼다. 꾸는 족족 잊어버리면서 꿈을 꾼다. 깨고 나면 그렇게 허망한 것을. 때로는 너와 만나는 꿈을 또 때로는 너와 헤어지는 꿈을 간밤에는 이 세상 밖으로 걸어나가는 꿈을 꾸다가 기차를 타고 나의 유년 시절로 여행하는 그런 꿈도 꾸었다. 갈피는 없어도 삶의 순수한 건더기. 출세를 하면 다 무얼하랴 오오 꿈과 더불어 사는 살아 있는 날의 다정함과 허망함. * 2023년 4월 17일 월요일입니다. 언제부터인가 꿈을 꾸지 않는 날이 더 많아졌습니다. 좋은 꿈 꾸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4.17
처음처럼 _ 신영복 처음처럼 신영복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고 일어서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저녁 무렵에도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다시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 2023년 4월 14일 금요일입니다. 우리의 삶은 수많은 처음이 모여 만들어집니다. 처음처럼 다시 시작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4.14
봄날 _ 김유신 봄날 김유신 먼 하늘빛이 물든 유리창을 연다. 여릿한 햇볕 아지랭이 밭두렁길 어디에서 작은 나비 한 마리가 날아 온다. 냉이, 꽃다지, 씀바귀, 달래, 소시랑개비 양지바른 봄 마을을 찾는다 누이가 지나간 밭두렁길 발자욱 따라서 보일듯 보일듯 나비 한 마리, 까마득히 바람을 끌어 올리는 종달새 바람의 파도를 타고 봄마을 찾는다. * 2023년 4월 13일 목요일입니다. 좋은 인연은 언제라도 다시 만나는 법입니다. 함부로 버리지 않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4.13
돌의 독백 _ 박노해 돌의 독백 박노해 살아있다면 누구라도 자신을 키우려 하고 자신을 빛내려 하고 쓸모 있게 맞춰가지만 나, 돌은 아니다 돌은 키우지 않는다 채우지도 꾸미지도 않는다 서서히 갈라주고 나눠주며 날마다 은미하게 작아진다 모래가 되고 흙이 되고 그리하여 산 것들의 품이 되고 가루가루 비우고 사라지는 게 나, 돌의 소명이다 나는 돌이다 그래 난 쓸모없다 난 영원한 두려움 수억 년을 지켜온 믿음의 침묵일 뿐 높은 산정 암벽의 큰 바위 얼굴일 뿐 오 아는가 쓸모없이 높고 크고 오래고 영원한 것들은 저 우주의 빛나는 돌, 별들이 잉태한 것임을 네가 보지 않아도 나는 너를 지켜보고 있다 별이 빛나는 네 안의 너를 * 2023년 4월 12일 수요일입니다. 작은 것들에 감사할 줄 알아야 큰 행복을 얻는 법입니다. 소소한 행복이..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4.12
힘 _ 오세영 힘 오세영 일어서기 위하여 온 힘을 쏟아내기 위하여 한 겨울 물은 굳어 있던가. 봄 되어 위로 위로 일어서는 물을 보았다. 마른 흙을 헤치고 하늘로 하늘로 솟아 오르는 새 순 새벽 잠자리에서 참을 듯 참을 듯 벌떡 일어서는 사내의 새파아란 힘 줄 같이 위로 위로 뻗쳐, 아 터트리는 꽃 물.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물이라고 말하지 마라 일어서지 않고 사는 삶이란 이 세상에 없다. * 2023년 4월 11일 화요일입니다. 흐름을 거스르려면 힘이 있어야 합니다. 힘 쓰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4.11
나의 사랑하는 자에게 _ 조병화 나의 사랑하는 자에게 조병화 너의 집은 하늘에 있고 나의 집은 풀 밑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너는 먼 별 창 안에 밤을 재우고 나는 풀벌레 곁에 밤을 빌린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잔다 너의 날은 내일에 있고 나의 날은 어제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세월이다 문 닫은 먼 자리, 가린 자리 너의 생각 밖에 내가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있다 너의 집은 하늘에 있고 나의 집은 풀 밑에 있다 해도 너는 내 생각 속에 산다 * 2023년 4월 10일 월요일입니다. 생각을 많이 하면 깊이가 있기 마련입니다. 좀 더 깊은 생각으로 시작하는 한 주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4.10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_ 김승희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김승희 가장 낮은 곳에 그래도라는 섬이 있다 그래도 살아가는 사람들 그래도 사랑의 불을 꺼트리지 않는 사람들 부도가 나서 길거리로 쫓겨나고 뇌출혈로 쓰러져 말 한마디 못해도 가족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 중환자실 환자 옆에서도 힘을 내어 웃으며 살아가는 가족들의 마음속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런 마음들이 모여 사는 섬, 그래도 그래도라는 섬에서 그래도 부둥켜안고 그래도 손만 놓지 않는다면 언젠가 강을 다 건너 빛의 뗏목에 올라서리라, 어디엔가 근심 걱정 다 내려놓은 평화로운 그래도 거기에서 만날 수 있으리라 * 2023년 4월 7일 금요일입니다. 그래도 봄은 오고 꽃은 피어나는 법입니다.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고 편안한 주말 되세요. 홍승환 드림 아침의 시 한 편_좋은글, 일기 2023.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