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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_ 임경림

문 임경림오래 닫아만 둔다면그건 문이 아니야,벽이지.열기 위해잠시 닫아 두는 게 문이야.벌서는 아이처럼너무 오래나를 세워 두지 말았으면 좋겠어.본래 하나였던 세상,나로 인해 나누어진다는 건정말 슬픈 일이야.안과 밖이강물처럼 만나서로 껴안을 수 있게마음과 마음이햇살 되어따뜻이 녹여줄 수 있게이제 그만나를 활짝 열어주었으면 좋겠어. * 2025년 5월 16일 금요일입니다.말이 많고 게으른 사람은 주변을 피곤하게 합니다.고요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나는 순수한가 _ 박노해

나는 순수한가 박노해 찬 새벽고요한 묵상의 시간나직이 내 마음 살피니나의 분노는 순수한가나의 열정은 은은한가나의 슬픔은 깨끗한가나의 기쁨은 떳떳한가오 나의 강함은 참된 강함인가우주의 고른 숨소스라쳐 이슬 떨며나팔꽃 피어나는 소리어둠의 껍질 깨고 동 터 오는 소리 * 2025년 5월 15일 목요일입니다.순수하지 않은 것들은 뒤탈이 나기 마련입니다.깨끗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모습 _ 이용채

모습 이용채 보여줄 수 있는 만큼만 보여주며 살자누군가 더 많은 모습의 나를 기대한다 해도보여줄 수 있는 것은언제나 지금의 나일 뿐얼마나 많은 시간을 나는 나로바로 서 있지 못하고누군가에게 밀리며 그렇게나 아닌 나로 살아야했나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이다그것은 더 이상 초라함이 될 수 없고이제는 더 이상 아픔이라 불리워지는 것도용납할 수 없는 나의 모습인 것이다나를 찾자누구에게나 같은 모습은 아닐지라도이제는 진실된 나로 보여지기 위해 나만의초라한 어떤 모습조차 두려워 않으며살아야 한다감출 것은 감추며 살아야 하고내놓고 싶지 않은 모습이 누군가에게보여지는 것만큼 초라한 것도 없겠지만어떤 모습으로 보여져도보여줄 수 있는 만큼의 나로 보여지며살고 싶다 * 2025..

마음 _ 이동진

마음 이동진 가슴에늘 파도치는 사람이고 싶다 작은 말로 사랑한다 해도처얼썩 밀려오는웅장한 파도소리처럼 느끼면 좋겠다 작은 손으로 살짝 잡아도심벌즈가 쨍하고 울리듯뜨겁게 그 손을 잡으면 좋겠다 먼길을 함께 걷지 않아도수평선에 올라선 범선의 돛대처럼고향같은 마음이면 좋겠다 나는 가슴이늘 그렇게감동하는 사람이면 좋겠다 * 2025년 5월 13일 화요일입니다.감동이 없으면 무미건조하기 마련입니다.감동이 있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친구가 된다는 것 _ 이동식

친구가 된다는 것 이동식 친구가 된다는 것은작은 일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거에요. 꽃병에 꽃을 꽂는 일은사소한 일에 불과하나방의 분위기를 환히 살려 놓을수 있는큰 힘을 가지고 있듯, 친구가 된다는 것은이런 작은 일에서 고마움을 느끼고아껴 주는 마음을 간직하는 거에요. 친구가 된다는 것은수학처럼 골치가 아프지도 않고과학처럼 딱딱하지도 않은가을날 은행잎을 주워 책갈피에 꽂는아리따운 소녀의 감성 같은 거에요. 언제나 가장 좁은 간격에 서기 위하여노력하는 것, 그것이친구가 된다는 거에요. * 2025년 5월 12일 월요일입니다.포기하지 않는 한 언젠가는 기회가 오기 마련입니다.버텨내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홍승환 드림

봄비 _ 고정희

봄비 고정희가슴 밑으로 흘려 보낸 눈물이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하면서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거친 마음 적시는 봄비는 이뻐라.실개천 부풀리는 봄비는 이뻐라.오, 그리운 이여.저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우리들 가슴속의 수문을 열자.봄비 찰랑대는 수문을 쏴 열고꿈꾸는 들판으로 달려나가자.들에서 얼싸안고 아득히 흘러가자.그때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리다만 둥그런 수평선 위에서일월성신 숨결 같은 빛으로 떠오르자. * 2025년 5월 9일 금요일입니다.살면서 점점 더 관상은 과학임을 느낍니다.특히 나이가 든 사람의 관상은..

사람과 사람 사이 _ 홍인숙

사람과 사람 사이 홍인숙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안다는 건나무와 나무의 속삭임을들을 줄 아는 것입니다긴 세월 침묵하는 나무들의 음성을견고한 땅속으로부터 들을 수 있는맑은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사람이 사람을 용서한다는 건바다가 파도를 토해내듯온몸으로 아파 본 사람만이할 수 있는 일입니다밤새워 바다의 신음을 안고울어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손끝에 남아있는마지막 욕심까지 버렸을 때가능한 것입니다마음을 비우고 다시는 채우려하지 않을 때사랑은 완성되는 것입니다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루어지는삶이란, 인생의 끝이 죽음인 것을서서히 확인해 나가는힘겨운 과정에 불과한 것입니다그것을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또한 우리의 삶인..

5월 _ 이외수

5월 이외수 아이야 오늘처럼 온통 세상이 짙푸른 날에는지나간 날들을 떠올리지 말자바람이 불면허기진 시절을 향해 흔들리는기억의 수풀시간은 소멸하지 않고강물은 바다에 이르러 돌아오지 않는다연락이 두절된 이름들도나는 아직 수첩에서 지울 수 없어라하늘에는만성피로증후군을 앓으며 뭉게구름 떠내려 가고낙타처럼 피곤한 무릎으로 주저앉는 산그림자나는 목이 마르다아이야 오늘처럼 세상이 온통 짙푸른 날에는다가오는 날들도 생각하지 말자인생에는 도처에 이별이 기다리고한겨울 눈보라처럼 흩날리는 아카시아 꽃잎그 아래어깨를 늘어뜨리고모르는 사람 하나 떠나가는 모습나는 맨발에 사금파리 박히는 아픔을 배우나니 * 2025년 5월 7일 수요일입니다.하루 하루가 모여 한 달이 되고 한 생이 되는..

하늘같은 사랑 _ 김동명

하늘같은 사랑 김동명 나는 그대에게 하늘같은 사랑을 주고 싶습니다.그대가 힘들 때마다 마음 놓고 나를 찾아와언제나 같은 자리에 같은 모습으로 그대를 지켜주는그대의 그리움이 되어 줄 수 있는그런 하늘 같은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그대가 씩씩하게 살아 가다가혹시라도 그러면 안되겠지만 정말 어쩌다가 혹시라도힘이 들고 지칠 때가 있다면 그럴 땐 내가이렇게 높은 곳에서 그대를 바라보고 있노라고고개 떨굼 대신 나를 보아 달라고그렇게 나는 한자리에 그대를 기다리고 있노라고나는 그대에게 그렇게 말 할 수 있는하늘 같은 사랑을 하고 싶습니다.나는 그대에게 줄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그대 향한 맘이 벅차 오른다고 하여도나는 그대에게 줄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