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_ 서정윤
가을에 서정윤 꽃은 눈물, 그 해의 가장 아름다운 태음력이 되어 나의 정원을 거닐고 사람들의 가슴에 맺힌 아픔을 풀어줄 언어를 찾지 못할 때 외로움은 비처럼 젖는다 지나간 자신의 주검을 디디고 선 키 작은 꽃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이 낯선 계절에 젖으며 목적 없는 발길의 힘없음, 인도주의, 박애주의조차 에고이즘의 그림자에 불과한 것. 낙원의 꿈을 위하여 정원을 일구어 가지만 가을 꽃은 말이 없다 바람이 하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말없이 꽃이 지고 또 그렇게 이 가을은 가는 거지만, 문득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낄 때 무거운 어깨를 가눌 수 없을 때, 우리는 이듬해의 꽃을 위해 썩어가는 나뭇잎. 그 속에 썩어가는 자신의 빛나는 눈빛을 발견해야 한다. * 2023년 10월 5일 목요일입니다. 실력이 없는 사람..